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 3월 경북 산불의 피해지 규모가 산림청이 공식 발표한 9만9천헥타르보다 1만6천헥타르 이상 더 넓은 11만6천헥타르에 이른다고 환경단체가 밝혔다. 1만6천헥타르는 여의도 면적의 55배에 이르는 규모다.
11일 불교환경연대,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생명다양성재단, 홍석환 부산대 교수 등은 서울 종로구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월 산불 피해 면적이 산림청의 공식발표 기록인 9만9289헥타르보다 1만6천 헥타르 이상 더 넓은 11만6333헥타르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초 산림청은 산불의 피해지 규모를 4만5157헥타르로 추정했다가 4월 정부 기관 합동 조사 뒤 9만9천헥타르로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산림청이 이번 산불의 피해지 규모를 축소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번 피해지 규모 조사는 위성 영상과 현장 확인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이와 함께 ‘경북 산불 피해 확산 원인 조사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불 피해 범위와 강도, 초동 진화 실패 원인, 확산 원인, 산불 대응 체계 등을 조사하고, 특히 소나무 등 단순림 숲가꾸기 정책이 산불 확산의 원인인지도 연구할 계획이다. 홍석환 부산대 교수가 책임을 지고, 황정석 산불정책연구소장, 기경석 상지대 교수, 염정헌 강릉원주대 교수 등이 연구진으로 참여한다. 이번 연구는 올해 말까지 현장 조사를 마치고 분석을 거쳐 내년 2월께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산림청은 최근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위기 탓을 하는데, 왜 가까운 일본, 중국, 북한은 산불이 줄어드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정부와 국회는 산불이 커지는 원인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인공 조림과 임도 건설 등 산림청 예산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도 “산불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데, 산림청은 막대한 예산을 벌채나 임도 조성, 조림에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경북을 덮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은 5개 시·군에 걸쳐 31명의 사망자, 4천여 채의 주택 소실, 1조 1천억원의 재산 피해를 남겼다. 이 산불 뒤 산림청의 단순림 숲가꾸기, 솎아베기(간벌), 임도 건설, 산불 뒤 모두베기 등이 산불의 발생과 확산 원인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이렇다 할 검토 없이 산림청의 내년 예산을 올해(2조6246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출한 바 있다.
출처 | 한겨레,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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